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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증/병원

내가 조울증인가? (정신건강복지센터 이용 후기)

※ 먼저 알고 갈 것
정신건강복지센터=국가운영, 무료의 센터
정신보건사회복지사=상담사

 

나는 다른 사람들에 의해 정신과를 간 것이 아닌 자의로 갔다.

항상 나는 내가 우울증인가 싶을 정도의 큰 우울을 겪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사라지고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할 수 있었기에 이게 조울증이라는 생각 자체를 못하고 있었다.

나도, 그리고 내 주변인도, 가족도 그저 내 성격이 변덕적이고 감정적이라고만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른 포스팅에서 조울증에 대해 자세히 다루겠지만 하루에도 수십번씩 변하는 감정은 조울증이 아니다)

조울증은 기간을 두고 감정이 변화하는 것을 뜻한다.

예를들어 이번년도 나의 경우, 작년 11월부터 3월까지 혼합기 (약간의 들뜸과 우울의 왔다갔다), 3월부터 9월까지 극우울기,

9월부터 2월까지 들뜨는 정도. (중간중간 보통 기분일 때도 있고 시기가 바뀔 수도 있다)

 

이게 병이라고, 내가 아팠던 것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2018년 1월 겨울.

나는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전화를 했다.

거기서 증상을 아무렇게나 이야기했다.

'제가 1년 중 절반은 우울해서 아무것도 못하는데 나머지 절반은 잘 해요. 사람도 그 때 만나구요. 아픈것 같기는 한데 잘 모르겠어요'

뭐라고 뭐라고 40분은 떠든 것 같은데 생각보다 통화해주시는 분이 잘 들어주셨다.

호응도 해주시고 무슨 감정이 드세요 라던가, 그랬어요 힘드셨겠네요 같은 추임새도 잘 넣어주고 하니까.

신이나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다.

전화의 결론은 센터에 한번 와서 (정신복지)사회복지사님을 만나보라는 이야기였다.

그렇게 예약을 잡고 나는 센터에 갔다.

 

나는 무척 긴장하고 있었고 건물 아니 문 앞에서 빙글 빙글 돌면서 '뭐라고 말해야 할까' ,'아픈게 아니라 그냥 엄살이라고 하면 어떡하지'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지금은 내 감정들이 비정상적임을 알지만 그때는 그것들이 단순히 내 성격이라고만 생각했기 때문에

내가 정신과 진단을 받을 줄은 상상도 못하고 있었다.

 

어찌저찌 들어간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생각보다 아담한 듯 넓었고 여러 사회복지사가 있었다.

그 중 한분이 나에게 다가와 잘 왔다고 잠시 상담실(여러 상담실이 있다.)에 들어가 있으라고 했다.

나는 거기서 기다리며 조마조마하고 긴장한 마음 탓에 금방 울음이 터질 듯한 모습이 되어있었다.

 

어김없이 상담이 시작되고 나는 바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고 너무 힘들다는 말만 여러말로 반복적으로 했던 듯 싶다;(사실 명확하게 기억은 안난다)

 

기억에 남는 게 상담사가 나에게 '기분이 좋으면 사람을 만나세요, 아니면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세요' 라고 물었고 나는 당연히 (나에게만) 기분이 좋아야 사람을 만나죠 라고 대답했다.

 

그러고 다음날부터 나는 추천된 병원으로 가 약을 받아 먹기 시작했다.